오경진 천안동남소방서장

최근 서천특화시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227개의 점포가 불에 타고 수십억여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해 지역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특히 설 명절 대목을 앞둔 터라 재산 피해가 더욱 컸고 전통시장을 통해 생계를 꾸려가던 상인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과 고통을 겪고 있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전통시장 화재는 총 285건이며 총 823.7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전통시장은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장소인데다 미로형 골목에 소규모 점포들이 밀집해 있어 화재가 발생하면 대형화재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게다가 복잡한 구조와 좁은 통로로 소방 차량의 현장 접근이 어렵고 소방대원들의 소방 활동에도 장애요인이 많아 초기 진압에 어려움을 겪곤 한다.

이처럼 전통시장은 한 번 화재가 발생하면 돌이키기 어려운 만큼 화재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전통시장의 가장 큰 화재 원인은 노후된 전기배선으로 인한 누전, 합선과 같은 전기적인 요인으로 이번 서천특화시장 역시 전기적 요인에 의해 불이 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따라서 각 점포에서는 정격전류를 초과하는 과도한 전기 사용을 자제하고 누전차단기를 설치하는 한편 전기시설을 수시로 점검해 노후된 시설은 즉시 교체해야 한다. 트래킹 현상에 의한 화재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콘센트에 먼지와 같은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또한 난방기구 사용 시 부주의로 인한 화재 또한 빈번하게 발생하는 만큼 전기 히터, 온풍기 등 난방기구를 사용할 때는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점포를 마감해 전기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대에는 가급적 모든 전선을 분리해두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상인들은 화재가 발생했을 때 즉시 사용할 수 있도록 각 점포마다 소화기를 보이는 곳에 비치하고 평소 호스릴소화전과 같은 소방시설의 위치와 사용방법을 숙지해 초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호스릴소화전은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하기 전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해 관계자나 인근 상인들이 먼저 초기진화를 하기 위한 것으로 미리 사용법만 숙지하고 있다면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지역에서 터를 잡고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전통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이 아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삶의 터전이다. 부주의로 인한 화재는 결국 무관심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우리 스스로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주변을 더 세심히 살펴 소중한 전통시장을 안전하게 지켜나갈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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